02 돗새미골목집
제주의 초가는 가는 목구조와 두꺼운 돌벽으로 이루어져 있다. 오랜 시간 비어 있던 집의 목재는 대부분 썩어 형태를 잃어가고 있었다. 반면 돌벽은 그대로를 유지한 채 남아 있었다. 계획은 남겨진 돌벽에서 시작된다. 무너져가는 목구조를 걷어내고, 기존 돌벽과 일정한 간격을 두어 새로운 기초를 배치한다. 그 위로 얇은 벽을 세우고 가벼운 지붕을 얹는다. 덧붙여진 구조는 기존의 돌벽에 기대지 않으면서도 서로 엉켜있다. 오랜세월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던 두꺼운 돌벽은 이제 집 안으로 들어와 실과 실 사이를 나누며 새로운 역할로 자리매김한다.